하이퍼링크
- 초등학교 때 방과후 파워포인트 수업에서 ‘하이퍼링크’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던 것이 기억난다. 프루티거 에어로 스타일의 워드아트들을 조합하던 게 재미있었다. 하이퍼링크라는 단어에서 미래적이고 차갑고 상큼한 감각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 그리고 중학생 때 나무위키에서 하이퍼링크의 문법을 습득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밑줄이 그어진 색깔 있는 글자들. 정신나간 하이퍼링크 중독자가 편집한 것이 분명한 어떤 문서에는 하이퍼링크가 남발되어 지뢰밭처럼 조심해서 터치해야 했다. 짧은 단어 길이의 하이퍼링크도 있고 문장 길이의 하이퍼링크도 있다. 어떤 것은 대체 나를 어떤 문서로 데려다줄 지 종잡을 수가 없다. 보통 호기심에 그런 하이퍼링크를 눌러 보면 너무나도 희미한 관련성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오는 밈 문서로 연결되곤 했다. 나중에는 어떤 밈 페이지로 연결될지 때려맞추는 쓸데없는 감이 생기기도 했다.
툴을 사용해 표현하기
- 웹사이트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놓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에서 불현듯… 파워포인트의 테마, 배경색, 워드아트, 애니메이션에 집착하며 몇 시간이고 키프레임을 수정하고 ‘실험적 표현’을 자부심으로 여기던 초등학교 시절의 내가 겹쳐 보였다.
- 이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것만 조금씩 다를 뿐 속성은 거의 같은 짓을 어릴 때도 했음을 깨닫곤 한다. 본질은 유희다.
새로운 기기, 화면에 대한 낯설음
- 어릴 때 휴대폰을 바꾸면 새로운 하드웨어와 인터페이스에 반감을 갖고, 마치 악령 비슷한 게 씌인 것처럼 새 핸드폰을 적대시하곤 했다. 그리고 옛날 핸드폰을 그리워했다.
- 컴퓨터에 뭔가 설치하거나 할 때 터미널 화면 같은 불친절하게 문자만 많이 나오는 알쏭달쏭한 화면이 나오면 해킹당한 걸까봐 불안해했었다.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휴대폰을 사용하실 때 아주 조금만 익숙하지 않은 화면이 나와도 해킹을 의심하시는 것을 보고 그 경험을 떠올렸다.
모바일에 앱 설치하기
-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허구한 날 앱스토어에 들락거리며 하루에 새로운 앱 수십 개를 한번에 깔았다 지웠다 했었다. 요즘은 사람들이 새로운 앱을 안 설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초기의 이 재미있는 시기에는 누구나 앱 설치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난 적절한 시대에 태어난 것 같다.
링크
선형대수 수업이 나에게 남긴 것
현재의 시련을 가감없이 기록해 놓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일기 어플 유목민의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