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출국 전 Deutsch Bahn 사이트에서 기차표를 예약했다. super sparpreis로 해서 거의 절반 가격으로 내린 게 21.99€였다.
DB Navigator 앱을 깔았다. 여기서 정류장번호, 시간, 혼잡도 등의 정보를 볼 수 있고 티켓도 있다. 기차는 티켓검사 없이 승강장에 들어가서 그냥 타면 된다. 검표원이 나중에 돌아다니면서 검표할때 앱에 있는 티켓을 보여주면 된다.
내가 예약한 표는 총 세 번의 기차를 타고 두 번 갈아탄다.
- S-bahn(S): München Flughafen Terminal(뮌헨공항 터미널) → München Hbf, 약 40분
- EuroCity-Express(ECE): München Hbf G1.27 → Buchloe, 약 40분
- Regional-Express(RE): Buchloe → Kempten Hbf, 약 40분
그리고 티켓에 쓰여있는 걸 챗지피티와 함께 읽어보니 ECE만 정해진 시간에 타야 하고 다른 두 기차는 상관없다고 한다.
여행
원래 6시에 출발하는 S-bahn을 타는 걸로 나와있는데, 새벽 4시에 미리 승강장 위치 확인하겠다고 가봤다가 기차가 있고 문이 활짝 열려있길래 홀린듯이 탔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너무 조용하고 편안했다.
아직 깜깜한 새벽에 뮌헨역에 내렸다. 해가 안 떠서 꽤 추웠다. ECE 타려면 한참 남았으니 시간을 때워야 했다. 빵집에서 치즈빵을 사먹고, 서점을 구경했다. 그리고 서점에 트래블월렛 카드를 놓고 나왔다 빵집에서 사람들이 독일어로 커피와 빵을 주문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리고 서점에서 독일어가 빽빽한 잡지들의 표지를 보면서 내가 정말 외국에 왔다는 것을 체감했던 것 같다. 역에는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새벽치고 많았다. 목도리로 싸매고 짐가방들과 함께 구석에 앉아있는 여행객들도 있었다.
이메일을 몇 통 받았다. ‘Your connection in München Hbf (tief) will not be reached’라는 제목의 메일이 DB로부터 왔는데, 기차가 연착되었으니까 거기로 가는 아무 기차나 아무 시간대에 타도 된다고 허락해주는 내용의 메일인 듯하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이른 기차를 타서 뮌헨역에 있으니 해당되지 않았다. 그 외에도 기차가 5-6분 정도 늦을 때마다 메일이 왔다.
뮌헨역의 내가 있던 곳에서 계단을 내려가고 표지판을 따라 G1.27-36 플랫폼으로 갔다. 춥고 크고 투박하고 기름때 묻은. 정말 ‘기차역’처럼 생겼다. 스크린도어가 있고 말끔한 한국 지하철밖에 안 타본 나에게는 생소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전광판에 정보가 크게 잘 나와 있어서 헷갈리지는 않았다. ECE를 탔다. 이 기차는 특이한게 문이 안 열려있다. 열림 버튼을 눌러야 열린다. 내릴때도 마찬가지다. 기차 문이 다 닫혀 있어서 못 타고 서성이다가 다른 사람이 문을 여는 것을 보고 겨우 들어갔다.
그리고 보통 기차 안 무료 와이파이에 접속하면 뜨는 웹사이트에서 간단한 동의를 하면 와이파이가 연결되는데, 이 기차에서는 그 웹사이트에서 에러가 나서 와이파이를 쓸 수가 없었다. DB 앱은 오프라인에서 기차가 거치는 정류장의 정보를 볼 수가 없다. 이 기차로 40분을 가야 하고, 내려야 하는 정류장이 Buchloe인데 타자마자 다음 정류장이 Buchloe라고 하는 바람에 무언가 잘못된 줄 알았는데 중간 정류장들을 다 지나치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정말 뮌헨역에서 Buchloe까지가 한 정류장 간격이었고 한 정류장 간격이 40분인 것이었다. 내 맞은편 좌석에 일본인 여학생들이 탔는데 독일에 도착하고 아시아인을 거의 못봐서 한국인이 탄 것처럼 반가웠다. 창밖 경치가 약간 빛바랜 드넓은 농지로 바뀌었다.
Buchloe역에서 내리자 소똥 냄새가 났다. 그리고 여기서 제자리환승을 해야 하는데 지하에 내려갔다 와서 기차를 놓쳤다. 배차간격이 한 시간이었다. 유심도 없을 때고 로밍도 이심도 안해서 다른 기차들이 역에 들어올 때마다 기차 와이파이를 빌려 웰컴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때 현지인이 말을 걸어서 재밌는 경험을 했다. 결국 기차를 놓치길 잘한 것이었다.
도착
결국 켐튼역에는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늦은 아침 9시 반에 도착했다. 웰컴팀 Lisa를 만나서 함께 기숙사로 걸어갔다. 고단한 몸과 짐을 끌고 빠른 속도로 걷고 기숙사 3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난 짐이 백팩 한 개, 캐리어 한 개였으니 망정이지 힘들 뻔했다. 기숙사의 내 방을 소개받고 나니 쉬지도 못한 채 또다른 하루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