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thinking about formatting
이 웹사이트에 쓸 글에 대해 참 여러가지 고민을 했다.
- 제목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
- 예를 들어 ‘제목은 내용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완결된 주장하는 문장이어야 한다’
- 내용의 형식은 어떻게 할 것인가
- 템플릿을 만들어야 하는가
- 소주제를 나눠야 하는가
- 하나의 노트에 하나의 아이디어만 담겨야 하는가
- 무슨 언어로 써야 하는가
나는 내가 마련해놓은 이 새로운 플랫폼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근데 정돈을 하려면 일단 지저분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수년간 포스팅해온 노련한 블로거도 아니고 직업 작가도 아닌데 어떻게 처음부터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했을까? 이대로라면 새로운 노트를 만드는 게 무서워질 참이었다. 그래서 다 집어치우고 평소처럼 의식의 흐름대로 쓰기로 했다.
i decided to give myself a year to produce crappy articles.
조바심 드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일 년이라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일단 2025년 1년동안은 바보같은 글을 하루 한 개 꼴로 착실하게 축적해 보는 거다.
그래 바보같은 글 좋다. 근데 주제는 어디서 구하지? 글 주제를 건지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맨날 생겨나는 주제들을 많이 놓치게 될 것이다.
이전에 일기 쓰기도 바쁠 때 사용하던 방식이 하나 있었다.
- 책을 읽거나 할때 생각나는 것을 chatGPT 음성모드 켜고 그때그때 말한다.
- 하루를 마무리할 때 ‘please give me a (detailed) summary (of this session) (from top to bottom)’ 이런 식으로 요구하면 해당 세션에서 나눈 대화의 요약본을 만들어 준다.
그날 한 생각들 중에서 그나마 알맹이 있는 것을 골라내어 깨끗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귀찮고 고통스럽기까지 할 수 있는 작업을 chatGPT가 대신해 준다. 쓰레기통처럼 생각을 막 던져놓았을 뿐인데 생각들 사이의 연관성까지 은근슬쩍 짚어준다. 내가 져야 하는 부담이 하나도 없어서 이 습관을 꽤나 오래 유지했었다.
최후의 거름망
뭘 처음 알게 되었을때 감동해서 적어놓았던 메모들도 나중에 다시 보면 ‘당연한 소리를 왜 써놨지?’ 또는 ‘얘 모르는 소리 하네~’ 이런 생각이 필연적으로 든다. 그건 발전했다는 증거니까 오히려 좋다.
그래도 진짜 쭉정이 같은 메모를 걸러내기 위한 최후의 안전장치가 있다. Obsidian에 글을 써놓으면 Visual Studio Code에서 수정된 부분만 모아서 보여준다. 그렇게 일주일치 수정한 것들을 버퍼 걸어 놓고 크로스체크 할게 있으면 하고 걸러낼 거 있으면 걸러내다가 한번씩 몰아서 커밋하면 됨. 아 이것도 웹사이트를 직접 만든것의 장점이구나. 근데 다듬는데 너무 시간 쓰지 말자 날것인게 오히려 좋을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