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내내 알람을 한 번도 안 맞췄는데 7시 전후에 딱 눈이 뜨였고 기계같이 일어나서 나갈준비를 하곤 했다. 전날 호스텔에 바디워시와 샴푸가 없다는 것과 여행용 작은 바디워시, 샴푸, 로션 따위를 카운터에서 팔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일어나자마자 카운터에 가서 바디워시와 샴푸를 구매했다. 2개 합쳐서 3유로 좀 넘었다. 그리고 방을 좀 둘러보니 사물함이 입구 쪽에 한 개, 침대에 작게 한 개씩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침대 사물함 안에는 콘센트도 있었다. 충전기 꽂아놓고 잠가두라는 거지. 근데 자물쇠는 없다.
무작정 나왔더니 아침일찍 문을 연 빵집 Cafe Bakery Süss가 보여서 빵을 사먹었다. 맛있었다.
이 시간에 문을 연 마트를 찾아다니다가 Kaufland(Karl-Marx-Straße 66, 12043 Berlin)에 들어갔는데 그 안의 Rossman에서 자물쇠를 찾았다. 3가지 크기의 자물쇠와 열쇠 3개가 들어있었고 가격은 6유로 정도였다. 이 호스텔에서처럼 사물함이 여러 개 있거나, 밖에 돌아다니다가 박물관이나 도서관 사물함도 잠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까 여행 시 자물쇠를 3개 정도는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다.
- 암펠만이다. 베를린 신호등은 다 저렇게 생겼다. 저기도 다 역사가 담겨있다. 통일될 때 다 서독 위주로 바뀌었는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동독의 문물들 중 하나가 암펠만이었다고 한다. 암펠만 굿즈 매장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따가 가게 되는 하케셔에 있다. 신호등 뒤로, 호스텔 침대에 누웠을 때 창밖에 보이던 건물이 보인다.
- 베를린 역의 타일과 역명 표지판은 대부분 다 다르게 생겼다.
인상적이었던 ‘Das Deutsche Volk sucks’와 딸에게 ‘Tattoo’를 선사하는 어머니
인상적이었던 쓰레기통.
Marheineke Markthalle에는 빵, 생선, 치즈, 젤라또, 샌드위치, 과일, 채소 등 다양한 것을 팔고 있었고 음식점도 있었다. 여기서 베를린 교환학생 언니를 만나서 아침으로 파니니와 젤라또를 먹었다. 화장실은 입구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1유로를 내야 하지만 내가 현금이 없다고 하니까 그냥 들어가게 해주셨다.
Topography of Terror & Checkpoint Charlie
Topography of Terror에 갔다. 외부에는 장벽의 일부와 전시가 있고 건물 내부에 본전시가 있다. 입장료와 전시 오디오 가이드가 무료이다. 무료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오디오 가이드가 있는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편한 시스템이다. 전시는 나치 리더들의 만행과 초라한 말로, 나치 독일이 주변국에 미친 영향 등 폭 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 내부 전시 모습
- 나치 사회에서의 이상적인 생애주기를 묘사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그래픽.
- 외부 전시 모습
걸어서 근처에 있는 Checkpoint Charlie에 갔다. 동독이랑 서독을 나누던 곳에 있던 표지판의 앞뒷면인데 독일을 분할했던 나라들에 따라 영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네 가지 언어로 쓰여 있었다. 체크포인트 A, B, C 등이 있는데 C의 NATO 음성기호가 Chalie라서 체크포인트 찰리가 되었다.
유명 관광지답게 관광객들이 검문소 쪽에 몰려들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유명 관광지답게 이상한 사람도 있었다. 종이에 서명을 해 달라고 끈질기게 쫓아오길래 영어 못 하는 척 하면서 도망갔다. 곳곳에서 낫과 망치 심볼이 붙은 모자나 뱃지를 파는 가판대를 볼 수 있었다.
주변에 박물관도 많고 기념품 가게도 많다.
- BlackBox Cold War 박물관의 외부에 무료 전시가 있다.
- 보이는 원통형 건물은 The Wall-asisi Panorama이다. 장벽이 있던 때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보여주는 설치미술이라고 하는데 안 가봤다.
- 동독에 걸려있던 마지막 소련 국기의 복제품이 Museum Checkpoint Charlie 건물에 걸려 있다.
자물쇠를 샀으니 무거운 가방을 사물함에 넣으러 갔다. 낮에 들어가니 청소하시는 분이 계셨다. 내 침대가 어느 것인지 물어보셔서 알려드렸다. 혹시 오늘은 2층침대를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침대 바꿀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처음 정한 침대만 쓸 수 있고 바꾸려면 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추천받은 Duo sicilian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Sicily’를 먹었다. 맛있었다.
저 빨간 스티커가 있는 곳에 박물관 등이 포스터를 붙일 수 있나보다.
벽에 붙어있던 나무가 강제로 제거되고 하얀 흔적과 말단부위만 남아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Jewish Museum Berlin
Jewish Museum Berlin에 갔다. 입장료는 무료고, Public guided tour가 있지만 나는 시간이 안 돼서 못 들었다. 사진에 잘 안 담겨서 안 찍었지만 박물관의 내부 건축이 특이했고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축(Axis) 여러 개가 뻗어 있고 그것을 따라 전시 물품들이 있는데 바닥과 벽이 기울어져 있었다. 얼굴 모양 금속 조각들이 들어있는 방 등 유명한 설치 미술들을 볼 수 있다.
- 독일에 Winter Hilfe라고 겨울철에 구호물품을 주는 행사가 있었는데 유대인은 참여 못하게 해서 Bunter Abend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문화 생활하고 교류했다고 한다
- 강제 수용소에서 수감자를 구출하는 미군 그림
Garden of Exile이다. 콘크리트 기둥들 사이 경사지고 자갈로 울퉁불퉁한 바닥을 걷다 보면 방향 감각을 잃게 되는데, 이것을 통해 독일에서 쫓겨난 유대인 망명인들이 느꼈던 불안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가끔 독일의 박물관들에는 이런 접이식 의자들이 비치되어 있다.
- 히브리어로 쓴 내 이름
- 유대인의 생활모습 사진 전시
- 멋있는 히브리어 책
항상 북적북적한 Hermannplatz 역의 모습. 다시 숙소에 들어가서 폰을 충전하고, 카운터에서 수건을 3유로 정도에 대여해서 씻고 나왔다.
Hackesche Höfe
Hackesche Höfe에 갔다.
- 암펠만 샵
- 지도
- 영화관이 있길래 온라인으로 예매하고 남은 시간 동안 저녁을 먹으려고 Hackesche Höfe를 나와 돌아다니다가 Weinmeister 역 근처 Kebap Kitchen에서 케밥을 사고, 에데카에서 캔맥주를 샀다. 다시 Hackesche Höfe에 들어와 벤치에 앉아 먹었는데 끝내주게 맛있었다.
- Hier Geht’s zum Kino! Hackesche Höfe Kino에 들어가는 길.
- 상영관 내부.
- 영화 포스터들. 영어 음성에 독일어 자막인 영화를 골랐다. The Last Showgirl을 봤다.
다음날에도 다른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두 번 영화를 보고 느낀 독일 영화관의 특징은 광고를 길게 한다는 것이고, 관객 특징은 영화 도중에 웃긴 장면이 있으면 소리내어 웃고 서로 수군수군 대화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독일어 자막이 있으니까 제대로 읽지도 못하면서 자꾸 시선이 자막으로 뺏기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집에 가려는데 Weinmeister 역으로 내려가는 입구가 공사중으로 막혀 있어서 약간 당황했지만 다른 입구를 찾아서 들어갔다. 구글맵에서도 다른 입구를 볼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이번에는 숙소에 좀 일찍 도착해서 불이 켜져 있었다. 내 침대 옆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왔다. 젊은 여자들이었는데 들어왔다가 다시 나갔다. 11시쯤에 내가 불을 끄고 잠들었다. 이 호스텔에 묵는 손님들의 성비는 비슷한 것 같고 나이대는 다양하다.